초록
우리의 음주문화는 흔히 “수작(酬酌)한다”는 말로 표현되지만, “받았으니 갚아야 한다”는 의미보다는 ‘나눔과 인정’, ‘효도와 봉양’의 개념이 더 짙게 깔려 있다. 태초에 술은 천지신명(天地神明)에 대한 ‘신성물(神聖物)로서 제물(祭物)’이었고, 부모와 이웃 노인에 대한 ‘효도와 봉양’의 표현이었으며, 손님 대접 등 사회적 교류와 소통을 위한 ‘나눔과 인정’의 척도였기 때문이다. 따라서 통과의례(通過儀禮)등 의식(儀式)과 잔치, 일상적 음주에도 예의(禮儀)와 도리(道理), 인정(人情)을 소중하게 여겼으며, 특히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빚은 술은 방향(芳香)과 청향(淸香) 등 좋은 향기를 간직하여, 소통과 친교, 화합을 도모하는 데 으뜸이라고 생각해 왔으니, 우리의 음주문화는 술을 단순한 기호음료로만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.
닫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