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장 겨울해협 : 이스탄불 ... 12 내가 본 해협은 서양과 동양의 대지 사이로 깊숙이 파고든 바다의 칼날이었다 보스포루스만큼 극적인 수로는 없다 눈이 쏟아지던 날, 이 해협을 건넜다 이곳을 건너려는 자는 누구나 짧은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리라 2장 양의 창자로 요리한 수프 : 앙카라 ... 60 아나톨리아의 수도 앙카라에서 식도락의 꿈을 탐한다 옆자리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여자가 나타났다. 엄청나게 먹어대는 여자다 양의 머리를 혀로 핥으며 연분홍빛 리큐어를 폭포처럼 부어넣는다 테이블에서 테이블로 떠도는 커다란 몸집의 여자…… 그녀는 아나톨리아의 환영이었다 3장 장미의 나날 : 지중해ㆍ앙카라 ... 110 봄의 지중해는 성적(性的)이다 해풍에 흔들리는 붉은 장밋빛과 그림자에 성과 죽음이 흩날린다 성과 죽음의 봄, 장미의 여인이 세룰리언 블루의 바다 속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나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4장 몽해(夢海)항로 : 흑해 ... 166 흑해의 물은 과연 검은가 오직 그 한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흑해항로에 올랐다 뱃길 위에서 하얀 바다를 꿈꾸었다 그 하얀 바다에 나타난 괴어… 현실의 바다 위에는 성자의 풍모를 간직한 새 한 마리 5장 이슬람 사색기행 : 시리아ㆍ이란ㆍ파키스탄 ... 196 터키, 시리아, 레바논, 이란을 거쳐 파키스탄의 카라치로, 보름달이 뜬 밤에는 이리처럼 사막을 달리고 초승달이 뜬 밤에는 들개처럼 거리를 헤맸다 그렇게 여행하던 어느 날, 문득 이슬람의 도상학이 머리에 떠올랐다 6장 동양의 재즈가 들린다 : 캘커타 ... 250 갈증의 거리에서 비 내리는 거리로 우기가 한창인 어느 날 밤, 캘커타의 번화가에서 작은 도깨비불을 만났다 그 불은 천천히 거리를 유랑했다 나는 그 기묘한 불빛을 어느 낡은 건물 옥상에서 창녀들과 함께 바라보았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