7장 심산(深山) : 티베트 ... 12 그만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……라고 말했다 노승은 옆으로 누운 채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를 바라보는 승려의 안광을 사진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…… 그것은 승려와의 결별을 뜻하고 있었다 8장 황금빛 최면술 : 버마 ... 68 인간은 황금빛 탑 아래의 일곱 개 별들 중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……. 그것은 지구라는 사바세계를 잠시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……. 웬일인지 칠요(七曜)에는 지구가 없으니까 9장 잡초에 덮인 유곽 : 치앙마이 ... 110 ……그날 밤 정액이 강을 향해 흘러갔다. 어둠의 늪에서 희미한 분홍색 연꽃 봉오리가 보였다……. 문득 그 어둠 속의 꽃봉오리가 부모를 잃은 영아의 변환(變幻)은 아닐까, 생각했다 10장 신이 없는 카테드랄 : 상하이 ... 140 덩치가 큰 남자는 두 손으로 간신히 안을 수 있는 커다란 돌을 품고 있었다 큰소리를 지르며 그 돌을 몇 번씩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있다 나는 그 땅바닥을 보고 아연해했다. 게다, 저 상하이 게의 참극이다 11장 보름달이 뜬 바다의 둥근 돼지 : 홍콩 ... 172 ……걱정하지 마, 저게 홍콩의 등불이야! 나는 큰소리로 고함을 쳤어 동생은 어두운 바닷속에서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훌쩍거리며 울었지 역시 흥분한 모양이군. 좋아! 저 불빛 아래서 큰 부자가 될 거야…… 열심히 헤엄쳤어 12장 주홍빛 꽃ㆍ검은 눈 : 한반도 ... 216 시베리아 한랭기단이 뒤덮은 이국에서의 하룻밤, 낯선 거리에서 여자의 월경을 목도하던 중 여자의 어깨 너머로 검은 눈(雪)을 보았다. 새벽녘의 파란 미광이 하늘에 반사되어 그림자를 갖게 된 함박눈이 소리도 없이 내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장 여행은 사상이다 : 고야산ㆍ도쿄 ... 256 이런 것을 보고 바람에 날리는 눈이라고 하는구나…… 마치 하나하나가 관음처럼 빛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저 관음은 우리의 관음이 아닌지도 모르겠군…… 옮긴이의 글 ... 302